이 글은 유럽연합의 지구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 프로그램의 기후변화 서비스(C3S)의 2024년 전지구 기후 주요 내용(Global Climate Highlights 2024)을 요약 및 가공한 것입니다.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에서 운영하는 C3S는 기후변화 연구 및 정책 수립을 위해 기후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ECMWF의 공개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정책(CC-BY 4.0)에 따릅니다. 원문보기

2024년,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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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한 해였다.

2024년,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한 해였다. - 긷다 웹진

[커버사진] 미국 농무부(USDA)에서 촬영한 사우스 캐롤라이나 홍수 | 원본보기 출처: USDA (public domain)

1.5°C를 넘어섰습니다. 2024년은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기온이 1.5°C를 넘어선 첫 해로 기록되었습니다. 1.5˚C는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에서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목표치로 설정된 임계점입니다. 2018년 나온 IPCC의 1.5도 특별보고서기후변화의 위험과 영향에 있어 1.5°C와 2°C 사이에 매우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지구는 점점 더 습한 지구와 같은 말입니다. 대기 온도가 1도 증가할 때마다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은 7% 증가합니다. 이렇게 늘어난 대기 중 수증기는 다시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루프를 만듭니다. 2024년은 대기 온도 외에도 해수면 온도, 전지구적 수증기 증발량 등 여러가지 지구적 기록이 경신된 한 해였습니다.

해수면 온도

2024년에는 극지방을 제외한 바다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SST)가 20.87˚C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해수면 온도는 2023년 5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월평균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 7월부터 12월까지는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뜨거웠습니다. 2023년부터 2024년 까지는 강력한 엘니뇨 현상의 영향을 받은 해이기도 합니다.

2024년 1월부터 6월까지 극지방을 제외한 바다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역대 최고치였고, 3월 월평균 평균 해수면 온도는 21.07˚C로 역대 가장 높은 온도를 보여줬습니다. 비록 엘니뇨 현상이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지만, 역대 더 강력했던 엘니뇨가 있었던 해보다 평균 해수면 온도가 더 높았습니다.

2024년 7월부터 12월까지는 2023년에 이어 두번째로 뜨거웠습니다. 이는 엘니뇨 현상이 사라졌음에도 여러 해역에서 기록적인 해수면 온도가 지속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2024년 12월 평균 해수면 온도는 지난 2015년 12월 엘니뇨가 한창이던 당시보다 더 높았습니다.

2024년에는 극지방을 제외한 바다의 거의 3분의 1(27%)에서 연평균 해수면 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아래 지도의 가장 빨간 부분을 보면,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 역시 극단적 수온을 보여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평균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았던 해역은 2024년 동안 최소 II등급의 해양 열파가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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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방을 제외한 해양(남위 60°~북위 60°; 상단) 및 엘니뇨 지역(북위 5°~남위 5°, 서경 170°~서경 120°; 하단)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 편차(1991년-2020년 평균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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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해수면 온도의 이상치 및 극단값. 색상은 1991년-2020년 동안의 온도 분포 백분위수를 나타낸다.

대기 중 수증기

수증기는 전체 기후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수증기 또한 이산화탄소와 메탄과 같은 온실기체로 자연적인 온실 효과에 크게 기여합니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농도는 인간 활동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만, 수증기 농도는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 조절됩니다. 하지만 뜨거워진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습니다. 1도가 오를 때 마다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은 7% 증가합니다. 더 많은 대기 중 수증기는 온난화를 증폭시키는 데 이를 온도-수증기 피드백이라고 합니다. 대기 중 수증기 증가는 극한 강우 현상을 불러오고, 태풍과 같은 열대성 폭풍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나오는 전체 칼럼 수증기는 지표면부터 대기권 상단까지 수직으로 된 기둥에 포함된 수분량을 측정하는 단위입니다. 2024년에는 남위 60°~북위 60° 지역의 연평균 수증기량이 최소 3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1991년-2020년 평균보다 4.9% 높았습니다. 이는 두 번째로 높았던 2016년(3.4%)과 2023년(3.3%) 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2024년의 기록적인 높은 수증기량은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한 해양 표면 증발의 증가와 더 뜨거워진 대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는 능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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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위 60°~북위 60° 지역의 평균 전체 칼럼 수증기량의 연간 편차 (1992~2020년 평균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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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전체 칼럼 수증기량의 편차 및 극단값. 색상은 1991년-2020년 기준 기간의 수증기 분포 백분위수를 나타낸다.

해빙

북극 해빙 면적은 6월까지는 1991년-2020년 평균에 근접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 7월부터는 해빙 면적이 평균보다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연간 최저치를 기록한 9월에는 위성 관측 사상 다섯 번째로 낮은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2024년 12월에는 역대 최저 12월 면적을 기록했습니다.

남극에서는 2023년 대부분 기간 동안 해빙 면적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후, 2024년 여러 달 동안 다시 평균보다 훨씬 낮은 기록을 보였습니다. 연간 최저 면적을 기록한 2월의 기록은 위성 관측 사상 세 번째로 낮았습니다. 6월부터 10월까지의 월별 면적은 2023년에 이어 해당 월 기준 두 번째로 낮았고, 11월에는 월평균 최저 기록을 세웠습니다.

북극 해빙은 1980년 대 이후 뚜렷하게 감소한 것에 비해, 남극 해빙의 지속적인 감소는 2016년 이후에야 관측되었습니다. 따뜻해진 해수 온도와 대기 순환 패턴이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아직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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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부터 2024년까지의 일별 북극 해빙 면적. 2024년은 진한 파란색 선으로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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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부터 2024년까지의 일별 남극 해빙 면적. 2024년은 진한 파란색 선으로 표시된다.

전 세계 이상 기후 현상

2024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폭염, 홍수, 가뭄, 산불 등 수많은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기록적인 강수량을 보여준 돌발 홍수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4월에는 페르시아만 국가들, 10월에는 스페인 동부에서 돌발 홍수로 큰 피해를 봤습니다. 2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기의 강 현상으로 엄청난 비가 쏟아졌습니다. (지금 2025년 7월의 대한민국도 대기의 강으로 고통받는 중입니다.) 2024년에는 총 86개의 열대성 폭풍이 발생했습니다. 이 중 43개가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발달했고 큰 홍수를 야기했습니다.

2024년에는 수많은 폭염이 발생했고, 많은 지역에서 온도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동남부 유럽, 북아프리카, 사헬, 중동 및 아메리카 일부 지역, 중앙, 남부 및 동아시아, 남부 아프리카, 호주에서 상당한 폭염이 발생했습니다.

몇몇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부족해 가뭄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앙 및 남아메리카(아마존 분지, 판타날 습지 등), 남아프리카, 지중해 및 동유럽 지역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이렇게 건조한 조건은 여러 지역에서 산불 발생에도 기여했습니다. 캐나다(7월과 8월)와 브라질 남부 및 볼리비아(8월부터 10월) 전역에서 지속적이고 대규모의 식생 화재가 관측되었습니다.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는 산불 탄소 배출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캐나다는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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