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란
교란(disturbance)은 어떠한 생태학적 수준에서든 나타나 여러 생태학적 요소나 유기체에 영향을 끼치거나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일련의 사건을 말한다. 단적으로 말해, 어떤 유기체의 생물학적이거나 행동적 특성은 다른 유기체에게 교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곧 생태계 내외의 다양한 구성요소 사이에 끝없는 교란의 연쇄가 이어진다는 말과 같다. 현대 생태학에서 교란의 개념은 체계의 안정성, 다양성, 회복력 개념과 밀접하며, 다양한 유형의 교란을 구별하는 것은 생태학, 보전 생물학, 야생 관리의 핵심 과제이다.[1]
정의
생태학에서는 아래와 같은 정의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 교란은 생태계(ecosystem), 군집(community), 개체군(population)의 구조를 교란하고(disrupt), 자원과 기질(substrate)의 이용가능성 및 물리적 환경을 변화시키는 시공간적으로 상대적으로 불연속적인 사건이다.[2]
- 교란은 어떤 계층적 수준에서든 자연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생물적 또는 비생물적, 자연적 또는 인위적 과정으로 정의될 수 있다.[3]
역사
전통적으로 교란은 개체군의 구조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일으켜, 기존의 안정적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평형 상태에 가깝게 만드는 불규칙하고 이례적이며 드문 사건으로 여겨졌다.[1] 특히 체계를 정의하는 매개변수의 변화라는 의미에서의 교란(pertubation)은 전체론적 관점에서 쓰이며, 이는 정상 상태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론적 논쟁으로 이어졌다.[2]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태계가 평형 상태에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점이 밝혀지며, 각각의 종이 상호작용하는 군집(community)에 속해 있고, 교란과 역동성이 자연 체계의 근본적 과정이라는 점이 중요해지고 있다.[4]
교란의 분류
교란의 강도는 아주 작은 수준에서부터 태풍이나 기후변화와 같이 거대한 수준까지 매우 가변적이다. 또한 이에 영향을 받는 생물이나 여러 종의 군집, 생태계의 고유한 민감도도 다르다.[1] 따라서 교란은 그 수준과 원인, 결과에 따라 분류할 필요가 있다.
교란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용어가 쓰인다.[2]
- 공간적 분포(distribution) - 공간적 위치 및 패턴
- 빈도(frequency) - 보통 연간 발생 횟수로 표현되어 교란 발생 확률을 나타낸다.
- 회귀 간격 - 빈도의 역수로, 교란 발생 사이의 평균 시간
- 회전 주기 - 동일 면적을 교란시키는 데 필요한 평균 시간
- 규모(magnitude)
- 강도(intensity) - 단위 면적과 시간 당 사건의 물리적 힘 (태풍의 풍속 등)
- 심각도(severity) - 유기체, 군집 또는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제거된 기저 면적 등)
- 시너지 효과 - 다른 교란 발생에 미치는 영향 (가뭄과 화재 강도의 시너지 등)
교란은 외생적 요인부터 내생적 요인까지 연속선 상으로 분포한다.[2] 노화한 나무의 죽음은 고유한 군집 리듬이지만, 이는 때로는 태풍의 강풍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교란을 내생적 혹은 외생적으로 분류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자연적인 교란의 종류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2]
- 화재(산불)
- 태풍 및 허리케인
- 간극 역동성
- 눈폭풍 및 동해
- 가뭄
- 산사태 및 기타 지반 운동
- 곤충 대발생
- 질병 등
인간의 교란
인간 또한 생물학적 요인이며, 문명 이전부터 생태계에 교란을 끼쳐왔다. 하지만 다른 종과 비교하여 완전히 독특한 진화 역사와 문화적 성장에서 비롯된 인간의 기술적 능력은 생태계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영향의 범위, 지속기간, 강도 면에서 여타 자연적 범주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인간의 교란은 자연 현상 및 다른 생물 유기체에서 비롯된 영향과는 분리하여 다루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에는 인간의 교란을 위협(threat)으로 분리하여 다루기도 한다.[1]
[표 1] 보전 과학에서의 교란과 위협
주제 | 근원 | 교란 대상 | 과학의 영역 |
---|---|---|---|
교란 | 자연적 | 자연적 요소 | 생태학-교란생태학 |
위협 | 인위적 | 자연적 요소 | 보전생물학, 야생관리 - 위협분석 |
위협의 종류
인간의 교란, 즉 위협은 생태계의 전면적인 제거부터 생태계 저하, 종 감소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5]
- 생태계 제거
- 농지로의 전환
- 경제 개발과 기반시설 건설(도로, 댐, 도시화 등)
- 생태계 요소 수확(벌목 등)
- 광산
- 생태계 저하
- 부분적 전환(선택적 벌목)
- 오염(산성비, 독성 화학물질 등)
- 인간 존재(관광, 전쟁 등)
- 생태계 붕괴(서식지 파편화, 포식자 제거 등)
- 외래종(동식물 도입이나 탈출)
- 종 감소 및 제거
- 종의 과도한 착취
- 둥지나 이동 방해
- 오염효과
참고문헌
Battisti, C., Poeta, G., & Fanelli, G. (2016). An Introduction to Disturbance Ecology: A Road Map for Wildlife Management and Conservation. Springer International Publishing. https://doi.org/10.1007/978-3-319-32476-0 ↩ ↩ ↩ ↩
Pickett, S. T. A., Pickett, S. T., & White, P. S. (1985). The Ecology of Natural Disturbance and Patch Dynamics. Academic Press. ↩ ↩ ↩ ↩ ↩
Hobbs RJ, Huenneke LF. (1992). Disturbance, diversity, and invasion: implications for conservation. Conserv Biol. 6:324–337. ↩
Pickett, S. T. A., Ostfeld, R. S., Shachak, M., & Likens, G. E. (Eds.). (1997). The Ecological Basis of Conservation: Heterogeneity, Ecosystems, and Biodiversity. Springer US. https://doi.org/10.1007/978-1-4615-6003-6 ↩
Salafsky, N., Margoluis, R., Redford, K. H., & Robinson, J. G. (2002). Improving the Practice of Conservation: A Conceptual Framework and Research Agenda for Conservation Science. Conservation Biology, 16(6), 1469–1479. https://doi.org/10.1046/j.1523-1739.2002.01232.x ↩